작성자 하기웅
제목 스타베팅 이용후기
작성일자 2023-08-25
조회수 60

거지라고 모두가 다 같은 거지는 아니다.

예컨대 개방의 거지들은 빌어먹지만 무공을 익히고, 방파처럼 뭉쳐 다녔다.

개방의 총타는 남경에 있지만 대도시마다 분타를 두어 거지들을 관리했다.

당연히 개봉에도 개방의 분타가 있다.

개봉 분타주는 취걸신개로 개방의 장로이기도 하다.

소광개는 취걸신개의 제자로 이름에 광자가 들어갈 정도로 괴팍한 남자였다.

당연히 바가지가 아니라 발로 밟아도 뭐라고 할 사람이 없어야 정상이다.

그런데 고작 바가지로 머리통 한번 때린 일로 지적질을 받은 것이다. 그것도 생면부지의 새파랗게 어린 녀석에게 말이다.

소광개가 적의를 드러내자 덩치 좋은 거지 셋도 그의 좌우에서 눈알을 부라렸다.

연적하가 무심한 눈으로 소광개를 보며 말했다.

“자존심 있는 놈이 어린애를 때리냐? 돈도 없고, 자존심도 없는 놈이 어디서 입을 털어?”

“아니, 그런데 이 어린놈의 새끼가 누구 보고 자꾸 애를 때렸대? 바가지로 머리통을 살짝…….”

“밀었어?”

소년이 집요하게 물고 늘어지자 소광개는 소리를 버럭 내질렀다.

“이 개놈아! 아까부터 누가 누구를 때렸다고 난리야! 그래, 내가 때렸다! 그래서 어쩔 건데? 네놈이 저 병신의 가족이라도 되냐? 책임지지도 못하는 놈이 어디서 어쭙잖게 지적질이야!”

소광개는 자신이 거지들의 보호자이기에 당당하게 나갔다.

“책임진다는 이유로 저항도 못 하는 애를 때리지 말란 말이다. 데리고 있으면서 아무 때나 때리는 게 책임지는 거냐? 그런 게 책임이냐고!”

연적하가 상대를 노려보았다.

어린 거지를 보고 있노라니 매 맞던 과거가 떠올랐다. 그래서 더 화가 났다.

“그럼 잘난 네놈이 데리고 가든가. 책임질 자신이 없으면 나불거리질 마. 나는 입만 살아서 나불거리는 놈들이 제일 싫으니까. 알겠냐?”

말과 함께 소광개가 얼굴을 소년에게 바싹 들이댔다.

보통 이 정도로 도발하면 상대는 냄새에 질려서 물러나거나, 칼을 뽑거나 한다. 지금 소광개가 원하는 것은 소년이 칼을 뽑는 것이었다. 일이 커질수록 상대방에게 뜯어낼 돈도 늘어나니까.

철썩!

찰진 소리와 함께 소광개의 머리가 홱 돌아갔다.

한순간 소광개는 물론 주변에 있던 세 거지들까지 석상처럼 굳었다. 소광개가 백주대낮에 이렇게 맞는 걸 본 적이 없어서다.

개봉의 무가들도 어지간하면 소광개를 건드리지 않는다. 소광개의 무공이 뛰어난 것도 있지만, 그 뒤에 있는 취걸신개를 두려워해서다.

알고 보면 소광개가 대책 없이 얼굴을 들이민 것도 그런 자신감에서였다.

분노한 소광개의 입에서 욕설이 튀어나왔다.

“이 미친 새끼가!”

철썩!

동시에 소광개의 머리가 반대편으로 돌아갔다.

수치심에 사로잡혀 발작하려던 소광개는 갑자기 후다닥 뒤로 물러났다.

‘씨벌, 뭐지?’

아무리 방심하고 있었다 해도 두 번이나 얼굴을 맞았다.

상대가 평범한 무가의 공자님이 아니라는 소리다.

이젠 스타베팅처럼 들러붙어 돈이나 뜯어내려던 생각을 버려야 했다.

“나는 개방의 소광개다. 너는 누구냐?”

“왜? 맞으니까 이제야 정신이 번쩍 들어?”

“누구냐고 물었다.”

소광개는 소년을 노려보며 이를 빠드득 갈았다.

감히 자신의 뺨을 때리다니?

스승인 취걸신개도 그러지는 않았다.

더구나 수하들 앞에서 당한 터라 소광개는 거의 돌아 버릴 지경이었다.

“어린애나 때리는 놈이 내 이름을 알아서 뭐하게?”

부르르 떨던 소광개가 거지들에게 소리쳤다.

“너희들은 빠져 있어!”

그는 세 명의 거지를 뒤로 물린 뒤 천천히 타구봉을 들어 올렸다.

붕붕붕-.

봉이 본격적으로 움직이자 말벌 떼 날아가는 소리가 들려왔다.

뒤이어 타구봉이라 불리는 봉이 연적하의 머리 위로 떨어졌다.

부우웅-.

치릿.

검 집에서 검이 빠져나오는 소리가 짧게 울렸다.

그리고 토막 난 타구봉이 소광개와 연적하 사이에 떨어져 내렸다.

투두두둑.

“헛!”

소광개의 입에서 다급한 비명이 터져 나왔다.

타구봉을 자른 상대의 검이 어느새 목젖에 닿아 있었다.

한차례 발검 하는 것만 봤을 뿐인데 어떻게 타구봉이 토막이 난 걸까?

소광개는 자신에게 일어난 일이 믿어지지 않았다.

자신의 거무튀튀한 타구봉은 흑철 나무로 만들어서 도검에도 끄떡없는데 말이다.

“다시 말해 봐. 누가 입만 살아서 어쨌다고?”

“소, 소협, 다 저를 두고 한 말입니다. 제가 어린애를 팼고, 주둥이만 산 놈도 접니다요. 제발 죽이지만 말아 주십쇼. 예에? 헤헤.”

“…….”

연적하가 지그시 바라보자 소광개는 더욱 속이 타들어 갔다.

철컥.

연적하는 번개처럼 납검을 하고 짧게 말했다.

“꼬맹이를 데리고 와.”

“예? 예, 예.”

소광개는 미친 거지라는 이름에 걸맞지 않게 꼬리를 내렸다. 그런 걸 보면 미친 짓도 상대를 봐 가면서 한다는 말이 맞는 것도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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